산행 들머리 싸리재에 도착하니,습한 바람을 실은 보슬비가 내린다.
우산을 펴 드는데, 白山이 미색 우의(색깔이 넘 예쁜)를 입으라고 건넨다. 새로 사서 한번도 입지 않은 거라며.
길은 흙길이며,촉촉하게 젖은 위로 나뭇잎 꽃잎 떨어져 기분좋게 밟힌다.
보통 산에서는, 길 섶에 한 두송이 피어 있을 야생화가 여기에는 곳곳에 군락을 이루며 피어있고 식용 식물들도 눈에 많이 띈다.
산철쭉의 연한 꽃 이파리, 붉은 병 꽃이파리가 비에 젖은 함초롬한 자세로 반긴다.
나뭇잎에 맺혔다 후두둑 떨어지는 굵은 빗방울, 바람결에 실려 가늘게 뿌리는 안개비,잠깐 고개를 들고 쳐다 본 산의 모습은 운무에 휘 감겨 신비스러운 모습이다. 아! 환상적이다. 여기 저기서 감탄을 터트리는 소리가 들린다.
15회 친구들의 은근한 배려도 고맙다. 혹시 뒤 쳐질세라 ,힘 들어 하지는 않는지,신경들을 써 준다.와중에도 사진 한 컷씩 찍어주는 白山의 마음이 더 고맙다.
진흙길을 지나고,가파른 내리막 길과 완만한 오르막길을 몇 차례
,아! 대덕산 정상에 오른다.
바람이 세차다. 몸이 흔들릴 정도로 힘차게 바람이 분다.
가슴이 펑 뚫리는 기분이다.
마음에 맺혀있던 응어리와 머리속을 어지럽히던 상념들을 날려보낸다.
미약하고 졸렬한 인간의 어리섞음을 씻어 줄 자연의 품에 나를 맞긴다.
물 흐르는데로, 바람 부는데로,
가만히 있어도
인간의 삶은 정해 진 길을 간다.
이 우주의 무한한 공간에서 맺어지는 인연이란 얼마나 불가사의한 것인가?
마음에 큰 충만함을 안고,
쭉쭉 뻦은 소나무 숲 길을 따라, 계곡의 물 소리를 들으며 하산하는 발걸음은 무척 가볍다.
2009,5,17. 군성 산우회 "대덕산 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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