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그리고, 겨울이네!
뙤약볕에 목이 타던 가을이 가고
이제 겨울이네, 그리고
첫눈이 내리네.
고목 등걸에 내려 앉은 잎새 하나
첫눈을 받아 보듬고
꿀꺽꿀꺽 갈증을 풀고 있네.
초록물 시린 꿈 선혈로 단장했던,
이제는 빛바래 까실한 얼굴
눈녹은 찬물 받아 적시고 있네.
뙤약볕에 목이 마르던 가을이 가고
이제 겨울이네, 그리고
첫눈이 내리네
속살이 훤히 비치는 붉은 열매 한 송이
속내 감춘 살덩이
첫눈을 뜨겁게 녹여 몸을 적시네.
겨울 지나 오는 봄 기다리며
멀리 띄우는 초록 꿈
산새, 들새들의 부리침이 아프겠네.
뙤약볕에 목이 마르던 가을이 가고
이제 겨울이네, 그리고
헉헉 숨 고르며 틔워낸 홀씨
아직도 날아가지 못하고
첫눈을 반갑게 받아 안고 서 있네.
눈이 녹고 다시 눈이 내리고 얼음 얼면
얼음 속 겨울잠 곤히 자며
봄이 오는 초록 꿈 꾸려함인가?
뙤약볕에 나무들 목이 타던 가을이 가고,
이제 12월 겨울이네
텅빈 가슴 허허롭지만
세월의 소중함을 알겠고,
비우면 채워지는 이치를 깨우치네.
거듭 오는 12월 겨울이 있어
봄을 기다리는 초록 꿈도 꾸는 것이라네.
출처 : 부중18회
글쓴이 : 白眉(김기섭)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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